신 년 연 가

말아, 푸렁콩을 주랴

누렁콩을 주랴 - 정지용 -

문 병 란




새해 아침이다, 말아
푸렁콩을 주랴
누렁콩을 주랴

흥안령 요동반도 마구 주름잡아
고구려 장수의 기개 맘껏 뽐냈던
말아, 또 새해 아침이다

너희 위대한 호마의 조상들 뼈를 묻은
해란강에서 압록강에서
한 사나이는 큰 파람 불며 큰 칼 비껴 들고
삭풍에 맞서 대지를 가로질렀다

그러나 오늘 너에겐 이 작은 쇠우리,
경마장 오후의 경기 스케쥴 앞에
두 눈과 네 발굽을 파는 경마신세,

너의 강토는 한 장의 마권 속에 갇혀 있다
요하도 흑룡도 사라진 지도
갈라지고 찢겨진 좁은 땅위에
딸라로 계산된 응원기만 나부끼는구나

말아 푸렁콩을 주랴
누렁콩을 주랴

남북 강산 훤희 트인 새 아침
철조망 사라진 콩밭을 다오

온달 장군 그 채찍 아래서
다시 갈기 세워
네 발굽 한데 모두어
훌쩍 뛰어 넘을 휴전선

묵은 해 온갖 액운 걷어차고
정상에 치달아 포효할 천지못을 다오

양양거거(åÇåÇËÛËÛ) 그 밝은 날에
돌쇠 장군 태우고 올 백마(ÛÜØ©)

다시 한번 북을 향하여
큰 발굽 모아 큰 울음 울려므나

미국콩도 말고 일본콩도 말고
오직 조선콩 삼천리 강산 어울러질
향기론 우리들의 씨앗 통일콩을 다오

으으흥! 으으흥! 삼천리 강산
(åÇ)귀신 왜(èÞ)귀신 허쉬삭카레!

(2002.1.1)

[출처:민족통신]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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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어휘 설명]
*
양양거거(åÇåÇËÛËÛ)는 서양놈이 바다를 건너 갈 때라야 비로소 한반도에 평화가 온다는 뜻.

*
(åÇ)-서양놈
(åÇ)-바다

*백마(ÛÜØ©)- 가장 상서로운 길한 지도자가 타고 올 말,

*
허쉬삭카레-귀신 쫓는 소리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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